잃지 않는 투자, 정액적립식이 답이다
[머니위크]민주영의 펀드 투자학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 06/11 08:40 | 조회 4624
적립식펀드의 판매 잔액이 드디어 7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전체 판매계좌의 절반을 훨씬 넘는 62% 이상이 적립식 계좌로 나타났다. 이제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상관없이 펀드에 적금 붓듯 장기로 투자하는 문화가 조금씩 정착되고 있는 듯하다.
적립식펀드 투자는 이처럼 한때 유행하거나 유망한 상품이 아니라 투자의 '기본'이다. 가령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와 목돈이 생기더라도 이를 한꺼번에 투자하기보다는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에 넣고 매월 일정액씩 적립식으로 투자해야 하는 것이 유리하다. 매일 주가는 오르내리며 현재의 주가가 바닥인지, 상투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적립식펀드 투자는 가장 좋은 투자 대안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적립식펀드의 판매 잔액은 71조134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2조7340억원 늘었다. 이는 4월 말 전체 펀드 판매 잔액(339조1786억원)의 21% 정도다. 특히 계좌 수는 1556만 개로 총 판매계좌 2485만 계좌의 절반을 상회하는 62.63%나 됐다.
지난 2004년부터 본격화된 적립식펀드 투자가 장기투자의 문화로 자리잡은 셈이다. 하지만 투자교육현장에서 보면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목돈을 '유망하다'는 펀드에 덜컥 맡긴 경우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적립식 투자가 왜 필요한지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적립식펀드 투자는 매달 적금 붓듯이 펀드에 매월 또는 매분기 일정한 금액을 꼬박꼬박 불입하는 투자 방법이다. 자신이 계획한 기간 동안 주가가 폭등하든 폭락하든 상관없이 일정한 날에 '편안하게' 투자하는 것이다. 언제가 좋은 투자타이밍인가 애초부터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한 투자 방법'이다. '열심히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예측해도 돈 벌기 힘들 판인데 이렇게 단순하고 편안한 투자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의아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원리를 알면 적립식펀드 투자의 '신기한 마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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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펀드의 가격을 기준가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주식펀드의 경우 주가가 오르면 기준가 역시 오르고 주가가 떨어지면 기준가도 떨어진다. 주식을 한 주 두 주 하고 세듯이 펀드의 단위는 '좌'다. 1좌의 가격은 기준가격을 1000으로 나눈 값이다. [표]와 같이 기준가격이 1000원으로 시작해 주가가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500원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1600원까지 반등한 후 결국 10월에 1000원이 됐다고 치자. 만일 5월에 600만원을 한꺼번에 투자한 후 그냥 두었다면 10월 평가액은 등락을 보인 뒤 제자리에 왔으므로 원금 그대로인 600만원이 될 것이다.
이에 반해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지 않고 매월 100만원씩 여섯번에 나눠 적립식 투자를 했다면 10월에 원금은 물론 87만5000원 이익이 나게 된다. 이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원리' 때문이다. 즉 매월 100만원씩 나눠 투자했지만 기준가격이 쌀 때는 보다 많은 펀드 좌수를 사게 되고 기준가격이 올랐을 때는 펀드를 적게 산다. 쌀 때 많이 산 펀드가 반등 이후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전체 수익률을 이끌어 올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적립식펀드 투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사항을 전제로 한다. 첫째 향후 주가가 오를지 떨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주가는 수많은 요소로 결정되기 때문에 오직 신(神)만이 알 수 있는 영역이다. 따라서 시장 예측은 애초부터 하지 않는다. 둘째, 잃지 않는 투자를 중요시한다. 투자로 세계 제1의 부자가 된 워런 버핏은 자신의 투자규칙을 '첫 번째는 돈을 잃지 않는다, 두 번째는 첫 번째 규칙을 지킨다'고 소개했다.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기보다는 잃지 않는 투자를 지켜 시간의 힘으로 높은 성과를 올리겠다는 철학이다.
만일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시장이라면 적립식보다 목돈을 일시에 넣은 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올릴 것이다. 하지만 주가는 지나고 봐야 아는 것이지 자신이 투자하는 시점에서 향후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또 벌기보다 잃지 않는 것을 중요시한다면 아예 적립식으로 투자할 것이다. 간혹 적립식이 우월하냐 목돈 투자가 우월하냐 논란이 없지 않은데 이는 단순히 계산의 문제가 아니라 투자 철학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적립식으로 투자하기에 좋은 펀드는 어떤 것일까?
첫째, 펀드 수익률 움직임이 예측 가능한 명확한 펀드가 적립식투자에 적합하다. 복잡한 운용전략을 구사하기보다는 단순한 운용의 펀드가 좋다. 즉 돱주가가 오르면 내 펀드의 수익률도 얼마나 올라겠구나돲라고 짐작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치 않고 주가가 올랐는데 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수익률 움직임을 짐작할 수 없는 복잡한 펀드는 적합치 않다.
둘째, 장기로 투자하는 만큼 변동성이 어느 정도 있는 펀드가 적합하다. 변동성이 어느 정도 있어야 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변동성에 따른 위험은 장기 적립식으로 투자함으로써 이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복잡한 파생상품 구사를 통해 절대수익률을 추구하거나 주식에 일부분만 들어가는 혼합형펀드보다는 펀드 자산의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하는 명확한 전략을 가진 주식펀드가 적립식 투자에 적합하다.
셋째, 이미 장기로 운용돼 검증된 펀드를 고른다. 새로 등장한 새 펀드보다는 이미 오랜 기간 미리 제시한 운용전략대로 꾸준히 운용된 펀드를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장기간 운용을 검증한다는 것은 수익률에 대한 부분보다 운용전략의 일관성에 대한 부분이다. 수익률은 주가나 금리에 따라 오르거나 떨어질 수 있다. 주가나 금리의 오르내림과 관계없이 투자자와 미리 약속한 운용전략을 꾸준히 유지해왔는가를 평가해 펀드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안정적인 운용사와 규모가 큰 펀드를 골라야 한다. 한번 고르면 장기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운용회사의 지배구조가 크게 변하거나 펀드의 운용규모가 작아 언제 해지될지 모르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운용전략으로 잘 운용돼 왔다고 하더라도 운용회사의 주인이 바뀌거나 중간에 펀드매니저가 자주 변경되면 운용전략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적립식펀드 투자를 시작할 때 정액적립식과 자유적립식을 선택하게 되는데 가능하면 정액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액적립식은 매월 일정 금액을 자동이체시키는 방법이며 자유적립식은 불입 시기와 금액을 투자자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적립식으로 투자를 하다 보면 주가 상승기에는 더 많이 투자하고 싶고 주가 하락기에는 투자를 중단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런 유혹에 빠지면 적립식 투자는 아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초보투자자일수록 유혹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매월 일정한 금액이 자동으로 투자되는 정액적립식 투자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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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
http://news.moneytoday.co.kr/view/mtview.php?no=2008060210255700227&type=2&HE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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